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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 계약·거래

비밀유지 기간을 '계약 종료 후 몇 년'으로 일률 적용하면 기간이 끝난 뒤 핵심 기술 사용을 막을 수 없는가, 정보 등급별로 범위와 기간을 나누는 방법

문서번호
SM-0081
분야
계약·거래
등재일
구성
5개 항

개요

이 문서는 공동개발이나 납품 협상을 시작하면서 도면, 공정 조건, 원가 자료 같은 기술·경영 정보를 상대방에게 넘겨야 하는 중소 제조업체와 소프트웨어 개발사를 위한 해설입니다. 다음 사례를 가정합니다. 부품 제조업체 A는 완성품 업체 B와 신제품 공동개발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B가 보낸 비밀유지계약서 초안에는 "수령자는 본 계약 종료 후 2년간 공개자의 비밀정보를 유지한다"는 조항 하나만 있으며, 비밀정보의 정의는 "본 거래와 관련하여 제공되는 일체의 정보"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2년은 설명을 위해 가정한 숫자이며, 업계 표준이나 법정 기간을 뜻하지 않습니다.

A가 묻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2년이 지나면 B가 A의 핵심 공정 조건을 써도 막을 수 없는지, 그리고 이를 막으려면 조항에 무엇을 나누어 적어야 하는지입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계약상 비밀유지의무는 원칙적으로 당사자가 정한 기간이 지나면 끝납니다. 법률상 영업비밀 보호는 계약과 별개의 요건으로 판단되지만, 짧은 일률 기간은 그 요건을 다투는 근거로 쓰일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정보를 등급으로 나누어 범위와 기간을 따로 정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 됩니다. 계약 해제·해지 시 비밀유지 조항의 존속 문제와 위약금·위약벌 문제는 이 문서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대상과 범위

기간을 논하기 전에 무엇을 비밀정보로 볼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일체의 정보"라는 포괄형 정의는 공개자에게 넓어 보이지만, 분쟁이 생기면 어떤 정보가 보호 대상인지 특정하기 어려워 오히려 다툼의 원인이 됩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좁게 열거하면 협상 중 추가로 넘긴 자료가 빠질 수 있습니다. 정의 방식별 특징은 다음과 같이 비교할 수 있습니다.

  • 포괄형: 거래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대상으로 합니다. 누락 위험은 적지만 보호 대상 특정이 어렵고, 수령자가 범위를 다툴 여지가 큽니다.
  • 표시형: "대외비" 등 표시가 있는 서면·파일과, 구두로 공개한 뒤 일정 기한 안에 서면으로 확인한 정보를 대상으로 합니다. 특정은 쉽지만 표시를 빠뜨린 자료는 보호 범위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 열거형: 별지 목록에 자료명, 파일명, 제공일을 적습니다. 특정성이 가장 높지만 목록을 계속 갱신해야 합니다.

사례의 A에게는 표시형을 기본으로 하고, 핵심 정보만 별지 목록으로 따로 열거하는 혼합 방식이 적합합니다. 이어서 정보를 등급으로 나누면 기간 설계가 쉬워집니다. 아래는 등급별로 범위와 기간을 나누는 예시이며, 기간 숫자는 당사자가 협상으로 정할 사항입니다.

  • 1등급(영업비밀로 관리하는 핵심 정보): 공정 조건, 배합비, 원시코드 등입니다. 기간은 "해당 정보가 공지되지 않고 비밀로 유지되는 동안"으로 정하고 별지 목록으로 특정합니다.
  • 2등급(일반 기밀정보): 견적, 원가, 개발 일정, 회의 자료 등입니다. 계약 종료 후 일정 기간을 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 3등급(거래 사실 자체): 협상 진행 여부와 계약 체결 사실입니다. 발표 시점이나 상호 합의 시까지로 정할 수 있습니다.

관련 법령

계약 기간이 끝난 뒤에 남는 보호 수단은 법률상 영업비밀 보호입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영업비밀을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로 정의합니다. 즉 비공지성, 경제적 가치, 비밀관리성을 갖추면 계약 기간과 관계없이 법률상 보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조 제3호는 침해행위의 하나로 계약관계 등에 따라 영업비밀을 비밀로 유지할 의무가 있는 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를 규정합니다. 이 유형은 비밀유지의무의 존재를 전제로 하므로, 계약에서 의무 기간을 짧게 정해 두었다면 기간이 지난 뒤의 사용이 이 유형에 해당하는지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공개자가 스스로 짧은 기간만 비밀로 다루겠다고 합의한 사정은 비밀관리성을 판단할 때 불리한 사정으로 주장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이 문서는 특정 결론을 단정하지 않습니다.

거래가 하도급 관계에 해당하면 기술자료 제공에 관한 별도 규율도 확인해야 합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정당한 사유로 요구하는 경우에도 서면 제공 등 절차를 정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하는 하도급 관련 표준계약서와 기술자료 관련 안내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문 번호와 세부 요건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계약 체결 시점의 현행 조문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절차와 요건

등급별 이원화 조항은 다음 순서로 작성합니다. 첫째, 공개 예정 자료를 미리 목록으로 만들고 1등급과 2등급으로 나눕니다. 둘째, 정의 조항에 표시형 기준을 두고 구두 공개 정보는 공개 후 일정 기한 안에 서면으로 확인한 경우 비밀정보에 포함한다고 적습니다. 셋째, 1등급 목록을 별지로 붙이고 추가 제공 시 목록을 갱신하는 방법을 정합니다. 넷째, 존속 기간 조항을 등급별로 나누어 적습니다.

존속 기간 조항은 예를 들어 "제2등급 비밀정보에 관한 의무는 본 계약 종료 후 ○년간 존속합니다. 별지 1에 기재된 제1등급 비밀정보에 관한 의무는 해당 정보가 제외 사유에 해당하게 될 때까지 존속합니다"와 같이 적을 수 있습니다. 제외 사유로는 공개 당시 이미 공지된 정보, 수령자 잘못 없이 공지된 정보, 수령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정보, 제3자로부터 적법하게 취득한 정보, 법령이나 법원 명령에 따라 공개해야 하는 정보를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자 개발 예외는 수령자가 서면 기록으로 증명하도록 정해야 남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기간과 함께 사용 목적과 접근자 범위도 정해야 실효성이 생깁니다. 사용 목적은 "본 공동개발의 타당성 검토"처럼 구체적으로 적고, 접근자는 업무상 알아야 하는 임직원과 동일한 의무를 부담하는 자문인으로 한정합니다. 계약이 끝나거나 공개자가 요청하면 자료를 반환하거나 폐기하고 그 사실을 서면으로 확인하도록 정합니다. 법령상 보존 의무가 있는 자료는 예외로 하되, 보존 중에도 비밀유지의무가 계속된다고 적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실무 점검 사항

계약서 서명 전에는 다음 항목을 점검합니다. 각 항목은 조항 문구와 내부 관리 기록이 서로 맞는지를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 비밀정보 정의가 포괄형 한 줄로만 되어 있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 핵심 정보가 별지 목록으로 특정되어 있고, 추가 제공 시 갱신 절차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 존속 기간이 등급별로 나뉘어 있고, 핵심 정보에 짧은 일률 기간이 적용되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 제외 사유 중 독자 개발 예외에 수령자의 증명 책임이 붙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 사용 목적, 접근자 범위, 반환·폐기와 확인서 제출 조항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 하도급 관계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해당하면 기술자료 관련 현행 규정을 확인합니다.

조항만으로 보호가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법률상 영업비밀로 인정받으려면 공개자 내부에서도 비밀로 관리한 사실이 드러나야 하므로, 자료에 대외비 표시를 하고 제공 일시와 수령자를 기록하며 접근 권한을 제한한 내역을 보관해야 합니다. 계약 기간이 끝난 뒤에도 회사가 해당 정보를 계속 비밀로 다룬 기록이 있어야 1등급 정보의 존속 조항과 법률상 보호 주장이 함께 설득력을 갖습니다.

상대방이 무기한 의무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1등급 목록을 줄이거나, 1등급 정보에 대해서만 상대적으로 긴 기간을 두는 절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 문서는 일반적인 해설이며 특정 거래의 유효성이나 분쟁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실제 계약에서는 거래 구조와 정보의 성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중요한 기술을 제공하기 전에는 계약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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